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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외 수업]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시베리안 고양이 분양 과정과 공항 픽업 본문
혹시 외국에서 고양이 분양받는 거 알아보고 계신가요? 고양이는 특히 러시아에서 많이 데리고 오는 거 같아요. 아마 여러 가지 이유로 고양이를 외국에서 수입해 오실 거예요. 캐터리를 시작하기 위해서 그런 경우도 있으실 거고 한국에서 분양받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이고, 그냥 단순히 더 다양한 아이들 중에 선택할 수 있어서 또는 한국에서 구할 수가 없는 품종이라서 수입을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님 따라서 외국 생활을 했는데 쭉 키웠던 고양이가 시베리안 고양이였어요. 한국에 와서도 꼭 시베리안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서 알아봤는데 한국에서는 분양받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운이 좋게 오국인 브리더를 통해서 쏘피와 태피 남매를 분양받았는데 태피가 갑작스럽게 떠나고 다시 쏘피 동생을 분양받으려고 알아보니 웨이팅이 너무 길어서 일 년을 기다려도 안 되겠더라고요.
결국 시베리안 고양이의 원산지인 러시아에 있는 캐터리 여러 곳에 연락을 해서 태피 닮은 아이가 태어나면 바로 연락을 달라고 했죠. 그리고 막둥이 래피가 저에게 오게 되었어요. 그래서 외국에서 한국으로 고양이를 분양받아 오는 과정을 한번 포스팅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외국에서 한국으로 고양이를 데리고 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특히 한국이 엄청 까다롭더라고요. 실제로 외국 브리더들 중에서 한국으로 고양이를 보내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일단 한국으로 고양이를 데리고 오려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 최소한 4개월이 지나야 합니다. 모든 필요한 접종을 해주고 건강하다는 기록과 함께 광견병 주사와 항체 검사 확인서도 필요해요. 또 칩을 꼭 심어주고 확인이 되어야지만 한국으로 입국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또 한국에 도착을 한 후에도 거쳐야 하는 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복잡해서 정말 래피 데리러 공항에 나갔다가 제가 먼저 스트레스로 돌아가시는 줄 알았어요
어쨌든 저는 러시아 브리더로부터 래피가 태어났다는 연락을 받고 비행기를 탈 수 있을 때까지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기다린 끝에 드디어 비행기를 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러시아에서는 목요일 밤에 비행기가 출발을 해서 한국에는 금요일 12시 좀 넘은 시간에 도착을 합니다. 보통 고양이 서류가 사무실까지 넘어오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가셔도 괜찮아요.
제일 먼저 가셔야 하는 곳은 인천공항의 아시아나 에어포트라는 곳인데, 2층 사무실로 올라가셔서 신분증과 운송 번호를 알려주시면 고양이와 함께 도착한 운송장을 줍니다.
이렇게 생긴 서류 뭉치를 전달받으신 후에 여러 곳을 방문해주셔야 하는데, 자동차 없이는 너무 힘들어요. 자동차 갖고 가도 힘듭니다. 꼭 고양이 픽업 가실 일이 있다면 자가용 갖고 가세요.
정말 여러 곳을 다녀야 하는데 어디로 가라는 안내도 안 해줍니다. 처음 가신다면 아마 당황스러우실 거예요
서류 뭉치를 받으셨다면 이제 검역 신청을 하셔야 해요
인청 중구 공항로 424번 길 47
정부합동청사 2층 230호
위의 주소로 가셔서 신청을 하시면 돼요
이렇게 생긴 신청서를 작성하신 후에 갖고 계신 서류 뭉치를 직원분께 드리면 필요한 것들만 꺼내 가시고 다시 돌려주십니다. 1만 원 수수료를 지불하시고 나면 직원이 직접 화물청사로 가서 고양이 확인을 해요. 보통 1-3시간 정도 걸리는 거 같아요. 확인이 다 끝나면 문자로 안내를 해준다고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무슨 시스템의 오류가 있었는지 문자가 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참 뒤에 직원이 직접 전화를 했더라고요.
아무튼 그 사이에 수입 신고를 하시면 되는데요,
공항동로 194번 길 50
위의 주소라 가셔서 서류를 직원에게 주면 알아서 검토하고 신고까지 해줍니다. 대행 수수료 13,000원 이체하시고 직원이 주는 서류를 받아서 바로 옆 건물로 가시면 관세와 부가세를 지불하실 수 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사무실 안으로는 못 들어가게 하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담당 직원이 나와서 분양비와 항공료 등 필요한 것들을 확인하고 들어가서 지불해야 하는 세금을 계산해서 나옵니다. 그러면 같이 사무실로 가서 신용카드로 세금 지불을 하시면 돼요
그런데 좀 웃긴 게 담당 직원마다 계산법이 다르더라고요. 누구는 항공료까지 계산을 하고 누구는 항공료를 제외하고... 제 앞에 계셨던 분이 여러 차례 경험이 있으셨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실제로 그분은 그날 항공료에 대한 세금은 내지 않으셨는데 저는 다 지불했거든요 ㅡㅡ;;
복불복인 건지... 이해를 할 수 없는 시스템이더라고요. 그리고 진짜 너무 오래 걸리고 너무 복잡하고... 창고에서 기다리고 있을 고양이 생각에 진짜 스트레스 지수가 최고치인 날이었어요.
또 직원들끼리도 소통이 제대로 안돼서 서류가 없어지고 오류가 나서 전 이곳에서 무려 3시간을 기다렸다가 해가 완전히 다 지고서 래피를 데리러 갈 수 있었어요. 나중에는 너무 열 받아서 직원들한테 저 화난 티 엄청 냈답니다. 정말 따지고 싶은 거 너무 많았는데 기다리고 있을 고양이 때문에 그냥 빠르게 나왔어요.
어쨌든 세금 정산을 다 한 후에 처음에 갔던 아시아나 에어포트로 가서 세금 정산 증명서와 창고료 11,000원을 지불하고 드디어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이쯤 되니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창고 사진은 찍을 새가 없었어요 ㅠㅠ
집에 오자마자 케이지에서 나와서 엄청난 적응력과 활동성을 보여준 아가입니다 ㅋㅋ 사실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너무 취약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비행기 태우지 않고 한국에서 분양받고 싶었지만,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요. 비행기 타고 오면서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병이라도 나면 어쩌나, 엄청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래피는 스트레스에 강한 편이더라고요. 성격도 너무 좋고 금방 적응해서 너무 잘 지내고 있어요.
오랫동안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대소변을 보지 않고 참고 와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화장실로 가서는 꼬리까지 부르르 떨면서 소변을 바가지로 3번이나 쌌답니다 ㅋㅋ 이렇게 쪼꼬만 몸에서 이렇게 많은 소변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래피(Laffy)는 웃을 일만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어의 laugh(웃다)에서 딴 이름이에요. 꼭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고 있어요 ^^
다행히 오자마자 쏘피랑 합사도 빠르고 원만하게 잘 끝내고 온갖 애교를 부리며 너무 잘 지내고 있어요. 합자에 대한 포스팅도 곧 올려볼게요.
사실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고양이 수입이 금지되었다고 해요. 또 국제 고양이 협회들이 러시아산 고양이들은 아예 등록도 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아마 당분간은 러시아에서 고양이를 데리고 오시기는 힘들 거예요. 근데 또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항공편도 모두 취소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어서 하루빨리 이 사태가 잘 마무리되고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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