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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백서

고양이의 죽음 :: 동거묘가 죽었을 때 남아 있는 고양이의 우울증과 상실감

묘들링 2022. 3. 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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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다묘 가정이 늘어나고 있어요. 제가 주변을 봐도 한 마리만 키우다 꼭 한 마리 두 마리 늘려 가시더라고요. 한 마리만 키우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질 정도로 다묘 가정이 많아진 것 같아요. 다묘 가정의 장점은 정말 많이 있어요. 예전에 이 부분에 대해 포스팅을 했던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혹시 다묘 가정에서 한 아이가 먼저 별이 되었을 때 남는 아이의 상실감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다묘 가정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은 동물이 뭘 알겠냐, 짐승들이 죽음에 대해 알기는 하겠냐라고 말씀하셔요. 고양이가 죽음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고양이도 함께 살던 친구나 형제의 부재를 정확히 이해합니다. 물론 가까웠던 집사나 다른 가족의 부재에 대해서도 정확하기 인지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동거묘의 죽음으로 인해서 남게 되는 고양이가 겪는 상실감과 슬픔에 대해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해요

 

지난 7월 말 저희 둘째 태피가 너무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그 슬픔이 너무 커서 제대로 생활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저도 정신을 못 차렸지만 그 와중에 저희 쏘피가 너무나도 심각하게 우울증을 겪게 되었어요. 저도 굉장히 오래 고양이 집사를 했지만 사실 다묘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형제묘의 죽음으로 남겨진 아이가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어요.

 

물론 고양이마다 겪는 우울증의 증상과 정도가 다를 수는 있을 거예요. 쏘피는 태피랑 워낙 가깝고 친했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정말 고양이 우울증의 모든 증상이 다 나타났고 너무도 오랫동안 지속이 되었어요. 사실 최근까지도 그 후유증으로 힘들어했답니다

 

고양이가 겪을 수 있는 우울증의 증상들

 

밥을 먹지 않는다

물도 마시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고 잠만 잔다

놀지 않고 장난감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움직임이 느려진다

숨어 있거나 혼자 있으려고 한다

분리불안을 겪는다

집사 껌딱지가 된다

많이 운다

 

쏘피는 태피가 떠나고 모든 행동이 180도 변했어요. 다른 고양이가 된 기분이었답니다. 또 태피와 함께 우다다 하면서 놀던 시감이 되면 온 집을 돌아다니면 태피를 찾듯이 울었어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아서 며칠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촉진제와 약을 처방받아야 했어요. 당연히 놀려고도 하지 않고 잠만 자려고 했어요. 분리불안까지 생겨서 제가 보지 않거나 화장실만 가려고 해도 문 앞에 와서 엄청 울어댔어요. 태피처럼 자기를 두고 또 사라질까 봐 더 불안해했던 것 같아요. 결국에 스트레스로 인해 목 주변 탈모와 이전에 문제가 됐던 이식증까지 다시 도지면서 정말 집사 피를 말렸어요.

 

가족묘의 부재로 인한 우울감은 고양이에 따라 한 달에서 6개월 정도 지속이 될 수 있다고 해요. 쏘피는 사실 최근까지도 너무 힘들었어요. 아가 때부터 식탐으로 둘째 하라면 서러워할 정도였는데 식음을 전폐하고 진짜 간식도 안 먹더라고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식욕이 다 돌아오지 않아서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있어요.

 

사실 동거묘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고양이를 위해 집사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많지는 않아요.

1.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시는 것은 좋지 않아요. 변화를 느끼고 더 불안해 할 수 있다고 합니다

2. 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주세요.

3. 집사님의 슬픔은 가능한 한 자제해 주셔야 해요. 고양이는 집사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저는 제가 너무 슬퍼서 정신 못 차리고 쏘피 앞에서 울고 슬퍼했던 걸 지금 너무 후회하고 있어요.

4. 외출 시에는 꼭 고양이가 뭔가를 할 수 있게 장난감 등을 준비해주고 가세요.

5. 필요하다면 꼭 의학적 도움을 받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재 고양이가 형제를 잃고 우울증에 빠졌거나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것 때문에 이 글을 찾아오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정말 동거묘의 죽음으로 고양이가 겪는 상실감과 우울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는 혹시라도 한 마리가 먼저 별이 되면 혼자 남게 될 고양이를 위해서라도 절대 다묘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저희 쏘피가 너무 많이 힘들게 고생을 했어요. 전문가들에 의하면 고양이마다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해요. 저희 쏘피는 정말 오랫동안 심하게 증상들이 지속이 돼서 저희 병원 원장님마저 동생 고양이 빨리 데리고 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실 정도였답니다.

 

그래서 결국 한 달 전에 동생 래피를 하나 더 데리고 왔는데 다행히 합사도 빠르게 끝나고 쏘피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제발 쏘피가 태피와 사이좋게 행복했던 것처럼 래피와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혹시 다묘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이런 부분도 꼭 한번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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